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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월요편지)부부가 사랑하면 아이는 절로큰다

한성제피로스 2005. 12. 16. 11:52
제 목 : [월요편지 24] 부부가 사랑하면 아이는 절로 큰다.
글쓴이 : 이철우
날 짜 :
2005-12-12 11:13
조회 : 38
 

부부가 사랑하면 아이는 절로 큰다

수능시험이 끝났습니다. 성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자녀들은 부모와 함께 어느 대학을 갈 것인지 온갖 궁리를 합니다. 또 다른 자녀들은 기말고사로 연일 씨름을 합니다.
엄마 아빠는 무엇이 바쁜지 정신없이 다니다가 저녁 늦게야 집에 들어옵니다.
아이 한둘 키우기가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농경시대처럼 가업을 잇는 사람만 키우면 되는 사회에서는 가정이 교육의 대부분을 차지 했었습니다.
집안의 질서를 배우고 농사일을 배우고 마을의 대소사를 배우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가업을 잇거나 ‘가문의 영광’을 위한 교육은 없습니다.
정보.기술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그럼에도 가정은 여전히 아이들 교육의 대부분의 짐을 지고 있습니다.
한국 교육이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근본적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국민교육헌장 시절은 국민교육 즉 국가가 원하는 사람을 길러냈습니다.
이때 가정은 아이들을 밥먹이고 옷입혀 학교만 보내면 되었습니다.
그런 전체주의적인 근대 산업사회가 정보기술 사회로 변화하면서 국민교육체제는 더 이상 쓸모없게 되었습니다.
국민교육 시대의 입시제도와 정보지식교육 시대와의 불협화음이 우리 교육의 근본적 갈등 구조인 것입니다.
그 불협화음의 스트레스를 가정이 모두 떠안고 있는 것입니다.
좀 능력이 되는 사람들은 기러기 아빠가 되어서라도 외국으로 아이들을 보내고 강남으로 강남으로 줄을 서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교육은 하루빨리 변화된 사회에 맞는 시스템을 만들지 않으면 우리 가정이 갖는 부담과 스트레스는 점점 커질 것입니다. 새로운 시스템은 정치의 영역이지만 과도기적 부담은 고스란히 가정의 몫이 됩니다.
이는 곧바로 출산율 저하로 이어지는 사회적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말많던 사학법이 개정되었지만 시끄러운 것에 비해 효과는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문제의 근원이 그곳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어떻게 변화되어가든 자녀 교육의 출발선은 부부입니다.
자녀교육의 시작이고 끝이 곧 부부의 삶이기도 합니다. 이는 자신을 복제하는 생물학적 본능이고 사회적 의무이기도 합니다.
농경사회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부모 자녀들이라는 오래된 전통과 인습이 교육의 중요한 준거였습니다.
지금은 그러한 준거가 없습니다.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명확한 像이 없습니다.
부부가 가장 알아야 할 일이 이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당신은 어떤 아이를 원하십니까?
건강하고 공부 잘하고 대인관계 잘하고 어디에서나 잘 적응하며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아이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서로 사랑하십시오.
밥상위에 맛있는 것이 있으면 아이부터 주지 마십시오. 아빠 먼저 드리고 아빠는 반찬투정하지 말고 “엄마도 같이 와서 드시자고 해라”라고 말하십시오.
아이는 정서적 안정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세상이 변화가 심하고 경쟁이 심할수록 안정감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어떤 엄마가 아이와 밥을 먹으면서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내가 얼마나 널 위해 신경쓰는데, 그래 성적이 그렇게 나왔니. 속상해서 원..다른 아이들보다 엄마만큼 너한테 신경쓰는 사람이 어딨는지 알어”
아이는 꾸역꾸역 밥만 먹을 따름이었습니다.

봄이 오면 따뜻한 바람이 불고 비가 옵니다. 땅은 풀리고 천지의 기운이 조화로우며 땅위의 만물은 저마다 힘껏 자랍니다.
가을바람이 불고 겨울이 오면 그 성장은 멈춥니다.

서로 사랑하십시오. 그 사랑은 아이에게 보여 주십시오. 그것이 교육의 알파(α)요 오메가(Ω)입니다.
사학법 개정으로 온통 추한 모습을 다 보았습니다.
사회교육의 시스템을 바꾸는 진통이라 생각합니다. 반드시 해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회가 아무리 변해도 교육의 시작과 끝은 부부입니다.

여야가 진정 나라를 사랑하면 국민은 절로 일합니다.
남북이 진정 화해하면 민족은 절로 부흥합니다.
부부가 진정 사랑하면 아이는 절로 큽니다.

아이는 그 부부의 진위논쟁도 필요없는 복제품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2005년 12월 둘째주 월요일 아침에
한탄강가에서 이 철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