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딱 걸렸네~

검찰! ‘딱 걸렸네~’

유대인들은 예수를 빌라도에게 고발했다.
예수가 유대인의 왕을 참칭하고 혹세무민하고 율법을 명백히 어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빌라도는 너희 문제는 너희끼리 해결해보라고 논쟁에 끼어들기를 거부한다. 아니, 오직 로마의 안녕과 지배확대만이 관심사였던 빌라도는 애초부터 유대의 율법에 관심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다시 빌라도의 귀에 이렇게 속삭였을 것이다.
“단지 율법의 문제가 아니라 예수는 로마의 이스라엘 지배에 큰 골칫거리고 이대로 예수의 인기가 올라가면 머지 않아 빌라도 당신도 위태롭게 됩니다.”
그러자 빌라도는 그제서야 무릎을 치면서 그러면 유대인들이 원하는대로 하라고 했고 이는 곧 십자가의 처형이었다.

성경의 복음서를 보라. 구구절절 예수의 말은 인간의 폐부를 찌른다. 그것도 알아듣기 쉽고 오묘한 비유로 말하는 예수에게 바리새와 사두개인들은 기껏해야 “예수! 당신은 왜 안식일날 병자를 고치는가?” 따위의 유치한 질문으로 시비하는 정도다.
이미 시대성을 상실한 율법은 더 이상 그들을 지켜주는 방패가 되지 못했다.
죄를 지으면 양이나 비둘기를 가져오면 속죄된다는 율법은 더 이상 사람들을 설득할 수 없었다. 오히려 사람들의 죄는 서로 사랑하지 않음에 있다고 강변하는 예수의 말이 사람들을 열광하게 했던 것이다.
수백수천가지의 율법조항들을 신설해서 백성들을 꼼짝못하게 죄인으로 만들었던 율법을 일순간에 무력화시킨 예수! 그를 유대인들은 Christ라고 부른 것이다.
비로서 하나님의 실체가 사랑이라는 진리를 십자가를 통해 웅변해 주었고 이는 죽어도 다시 살것이라며 십자가의 두려움까지도 이기게 했던 것이다.
빌라도는 유대인들의 율법논쟁에 말려들기 싫고 귀찮아서 당신들끼리 논쟁해보라고 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논쟁에 여지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에겐 율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율법은 간편하다. 사실만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법의 속성이기도 하고 한계이기도 하다.
율법을 어기지 않는 것은 야훼를 따르는 것이고 이를 어기면 비둘기나 양으로 속죄를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에 예수는 ‘과연 그렇겠느냐 그렇게 하면 과연 속죄가 되느냐’고 근본적 회의를 한다.
이 근본적 회의를 할때 논쟁은 시작된다.
바리새인들이나 사두개인들은 여러번 논쟁을 시도한다. 그러나 그때마다 초라한 실패를 하게 된다.
이미 그 당시의 율법은 더 이상 모세의 율법이 아니었다. 모세의 십계는 숨어버리고 본말이 전도된 괴물덩어리 율법이었던 것이다.
그 괴물덩어리 율법이 존재하는 사회는 논쟁이 있을 수 없다. 침묵하거나 삿대질만이 존재할 뿐이다.

국가보안법은 이제 말 밖에 처벌할 수가 없다. 이미 북한에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고 있기에 잠입탈출, 회합통신 등등의 조항은 의미가 없다.
이적표현물 또한 온세상에 널린 것이 ‘이적표현물’이다. 그러나 이제 말 밖에 처벌할 꺼리가 없다. ‘유대인의 왕’이라 참칭한 죄 말이다.
‘6.25는 통일전쟁이다’ 이것을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6.25는 당시 미군이 철수한 힘의 공백상태에서 북한이 남침하여 통일을 시도한 불행한 동족간의 전쟁이었고 미국과 중국의 개입으로 휴전을 하게 되었고 오늘까지 분단으로 이어져 수많은 고통을 주고 있다. 그러므로 6.25는 남침이다.’
이런 말을 ‘6.25는 통일전쟁’이다라고 표현했기에 지금 온 나라가 이 난리다.
그러나 나는 지금 이 난리가 전쟁을 예방하는 귀한 논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법무장관의 지휘권 발동이 있었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헌정사상 처음으로 검찰이 상관에게 공식적으로 항명하고 독자적 의지를 선포했다고 본다.
이는 국민에게 검찰이 독자의지를 선포한 것이다.
우리는 이 대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씨연대기’의 등장인물 서학준의 말을 빌리면, ‘군대기관과 손을 잡고 권력의 허수아비가 되어 있는 작자’가 담당검사였다.
그런데 검찰이 권력으로부터 독자적인 권력을 선언했다. 이는 형식상 구데타에 버금가는 일이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위임된 권한으로 법무장관을 임명했으면 이는 국민의 의사요 그 실체적 지위가 된다. 이에 검찰총장은 검찰의 의견을 아주 성실히 묻고 반영해서 사퇴라는 항명을 했다.
그들은 권력으로부터 독립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부당한 권력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다면 검찰은 과거의 권력이 정당했음을 인정하는 논리적 귀결도 책임져야 한다.

이제 대한민국 검찰이 국민앞에 발가벗겨지는 날이 왔다.
지금 국민적 정서는 검찰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서민들을 만나서 검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충 이렇다.
“새파란 검사 놈이 반말 찍찍하면서 정말 더러워서...”
“검사는 보이지도 않고 검사 서기란 놈이 책상을 치면서..”
“고발은 내가 했는데 가서보니 오히려 내가 피의자 대접을 받고 있더라고...”
“경찰이 무혐의로 올렸는데 검찰이 죄인으로 만들었고, 경찰이 조사하면 뭘해? 거기 가면 다 풀려나는데..”
이외에도 수없이 많다.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경험담이다.
그 외에도 정치적 사건, 굵직굵직한 재벌비리 사건, 그리고 중요한 지역비리와 검찰의 대응에 대해서 국민들은 늘 불신해왔다.
그런 검찰이 현 정권에 대해서는 아주 단호하다.
사건의 발단은 강정구 교수의 말이지만 그것은 계기성에 불과하다.

누군가 “대한민국은 검찰이 개혁되어야 대한민국이 개혁된다.”고 한말이 결코 빈말이 아닌듯싶다.
어찌되었든 검찰이 국민이 위임한 권력에 대해 독립(?)을 선언했다.
이는 형식논리상 구데타다.

국민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수구언론의 부채질과 구태의연한 검찰의 속성이 이제 시대성을 상실한 율법의 수호자가 되려는 마지막 몸부림으로 인해 검찰 스스로 자신의 올무에 걸리고 말았다.

2005년 10월 셋째주 월요일 아침
검찰의 진정한 개혁을 바라며..
한탄강가에서 이 철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