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비가 오는날에 생각나는 것들...

한성제피로스 2005. 8. 11. 11:58

내가 지금있는 퇴계원에는  지금 엄청난 장대비가 내리고 있다

창고 앞에 있는 하천물은 순식간에 불어나 사람키를 훌적 넘는 다리 바로 밑까지 엄청난기세로

흐르고있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것들하면 유년기때의 기억으로 되돌아가기 마련이다

내가 살던 창신동...나의 고향!

 

서울중에서도 종로구라고는 하지만(예전에는 동대문구였다) 낙산과 서울산성을 끼고 있어서

비탈길들이 많았다

 

그 창신동에서도 나의 동네는 깃대봉(예전에 서울산성이 복원되기전 태극기가 펄럭이던 높은

철깃대가 있었다) 밑의 바윗돌이라는 동네였다

비탈길 골목 와중에도 조그만 평지가 있었고, 넓적한 바위를 끼고 있어서 우리는 그곳을

바위돌이라 불렀고 우리 유년기의 유일한 평지 놀이터였던 것이다  

 

지금은 모든 도시가 시멘트로 둘러 쌓여있어서 흙땅이 별로 없지만 창신동은 산을 끼고 있어서

여름철 비가 오고 난후 어김없이 흙땅을 비집고 지렁이가 기어 나오곤 했다

 

그곳 바윗돌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은 나름데로의 운치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동네의 모든사람들을 알고 있고 어른들을 만나면 인사를 하던 동네....

 

비오는 날의 음식은 당연히 수제비나 삶은 감자가 아니었나 싶다

그때 당시 동사무소에서 나누어 주었던 밀가루 한포대(무궁화표 밀가루)로 해먹는 음식은

다양했다. 밀가루를 하루정도 발효 시킨후 해 먹었던 빵(지금의 길가에서 파는 술빵같은),호떡등....

 

집에 마당이 있어서 마루에 걸터 앉아 지붕 채양에 흘러 떨어지는 빗물에 발을 적시기도 했던

비가 와서 잠시 생각했던 어린날의 고향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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