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일으키며 지나간 바람결에
당신이 펄럭이며 지나간 옷자락에
예감이 서려 있었습니다
하이얀 어둠이 내려앉은
빛 바랜 아스팔트
삶의 길 모퉁이 한 어귀에 기대어
지나간 시간들이 가로등을 비추어지는 그림자를 바라보며
나는 또 다시 그림자없는 자그마한 보석들을
나의 몸으로부터 분리되어감을 보아야 했습니다
함께 함 속에서 당신의 숨소리는 언제나 경이로웠고
나의 가슴은 언제나 고동을치며 파도를 타고 있건만
현실이라는 우리들의 본능 앞에서
나의 모든것은 산산히 부서져 버리고
내일의 미래 또한 오늘 앞에서는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고 이해 해야만 했습니다
지나간 발자욱의 온기는 아직도 그자리 내마음 속에 남아 있건만
나의 소중했던 기억들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시린 새벽 안개속 헤치며 솟아나는 죽순의 맑고 여린 모습처럼
다시 찾아온 이계절 앞에 나 또한 얼어버린 나의 마음에 어린 새순을 피어야만 했습니다
모든것은 떠나고 없고
가눌수 없는 젊은날의 초상은
붉은 꽃잎되어 허공을 맴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