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自中之亂의 어리석음을 버려야 할 때 - 연천 哨兵의 영전에... | 철우생각 | 2005/06/20 17: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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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自中之亂의 어리석음을 버려야 할 때 - 연천 哨兵의 영전에...
6월 19일 분단의 심장부인 중부전선 GP 초소의 새벽은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참극이었다. 꽃다운 청춘들이, 우리의 귀한 아들들이 주검으로 돌아왔다. 그것은 自中之亂!이었다. 대한민국 온땅이 지금 自中之亂에 빠져 있다. 가진자들은 국적을 버리고 외국으로 달아나고, 없는 자들은 서로를 향해 본능적 증오를 불태우고 이마저도 못하는 사람들은 소리없이 죽어가고 있다. 최전방 총기 난사가 단순한 개인의 우발적 범행이라고만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창군이래 최악의 이 엄청난 사건을 두고도 우리 사회는 각자 다른 분석을 한다. 보통 ‘요즘 애들’의 문제로 돌려버리는 간편하고 무책임한 기성세대들이 가장 많다. 그들은 배고프게 자랐고 구타와 배고픔을 견디면서 군대생활을 했던 사람들이다. 옛날과 지금을 단순히 비교하면서 ‘요즘 애들’의 나약함, 이기심 등을 문제의 근원으로 여긴다. 틀리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바로 ‘요즘 애들’의 엄마, 아빠다. 또 한 부류는 모든 것이 현정권의 문제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 집단이다. 서해상의 남북교전, DMZ 철조망 훼손, 북한군의 귀순, 정동영 장관의 방북, 북한보다 미국을 주적(?)으로 생각하는 현 정권의 정체성 문제, 노대통령의 군수뇌부와의 골프 등. 현 정권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군 사기를 떨어뜨리고 적과 아를 구분치 못하게 했으며 결국 군의 사기와 기강을 헤이하게 한 주범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권과 통수권자는 문제가 심각해도 군 너만은 똑바로 서야한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또 한 부류는 신세대 장병과 구시대적인 군대문화와의 문화충돌 내지는 부적응이라고 진단한다. 여기에 좀더 정치적인 사람들은 한국의 군사문화는 일제시대, 군사독재 시대를 거치면서 낡은 봉건주의 문화와 경직된 인간 관계를 만들 수 밖에 없다고 역사적인 접근도 한다. 한가지 일을 놓고 우리 사회는 너무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엄밀하게 말하면 모두 我田引水, 牽强附會의 편견일 수 밖에 없다. 이또한 더 심각한 自中之亂이다. 그렇다고 이 세 부류의 진단을 모두 합하면 맞는 진단이 될까? 아니면 세 입장중에 일리가 있는 것만 모아 놓으면 정확한 진단이 될까? 전쟁이후 군대내에서 일어났던 수많은 사건사고를 다 열거하고 되짚어보면 왜 고위층, 부유층이 국적까지 포기하고 도망을 가는지 알 것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날의 군 사고의 압축판이며, 이 어려운 시대 그러나 변화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 시대 우리 모두에게 경고하는 웅변적 사건임을 우리는 통감해야 한다. 학교와 군대는 그 사회 구성원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집단이다. 학교는 국가와 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위한 학습을 위해, 군대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므로 학교와 군대는 그 사회를 알아보는 적나라한 척도가 된다. 교육문제를 바라볼때도 우리는 군대를 바라보는 시각과 다르지 않다. 거기에는 ‘요즘 애들’, 정권의 탓으로 아니면 역사적인 접근 등 다양한 분석과 대안이 있다. 그러나 교육환경은 더더욱 열악해진다고 한다. 이제 나는 어느 한 부류에 속하기를 거부해야 한다고 간곡히 부탁하고 싶다. 왜냐하면 세 부류의 잣대는 모두 과거에 있다. 옛날에는 더 힘들고 배고파도 군대생활 잘하고 제대했는데... 과거 정권, 특히 군사정권은 확실한 주적개념과 군기 확립으로 철통같은 방위와 국군을 통수했는데... 과거 식민지 군대와 잔재와 몰상식한 군사정권의 잔재를 못버리고 신세대 장병을 지휘할 수 없는데... 결국은 모두 남의 탓이다. 죽기는 내 아이가 죽었고 무너지는 것은 내 나라 군대인데 모두 남의 탓이다. 이 自中之亂이 무엇보다 우리를 아프게 한다. 이제 이런 군대를 만들어야 한다. 협의의 군대는 전쟁을 하기 위해 조직되고 훈련되고 유지되는 특수한 집단이고 국가의 필수적인 조직이다. 광의의 군대는 자국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있다. 일찍이 클라우제비츠는 그의 전쟁론에서 ‘전쟁은 정치의 연장이다’라고 갈파했다. 한반도와 우리 민족은 전쟁속에서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험난한 역사를 헤쳐왔다. 오늘날에 와서는 모두를 공멸로 이르게 하기에 충분한 무기를 모두가 가지고 있다. 특히 한반도의 세계적 위치와 역할은 중동과 함께 세계 평화의 안전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국제적 이해와 지정학적인 문제들은 곧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문제이며 이는 곧바로 우리 민족과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녕에 관한 절박성으로 이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 군대는 단순히 일국의 군대가 아니라 세계 평화를 지키는 군대로서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한반도의 상황이 복잡한데다 남북이 평화공존, 화해협력과 북한 주적이라는 현실적 아이러니가 있다. 화해협력을 강조하면 친북이라고 비난하고 북한주적만을 강조하면 수구라고 배척한다. 이 아이러니가 대한민국 고통의 근원이다. 화해협력은 ‘적화통일’의 협조자라고 하고 ‘수구꼴통’은 전쟁론자라고 한다. 대한민국내의 이 깊은 골을 극복하고 우리는 먼저 합의해야 한다. 평화공존과 화해협력을 통한 통일은 사실 누구나 동의하는 통일방식이다. 한나라당도 이미 이를 당론화한지 오래다. 게다가 통일 후의 사회를 사회주의로 하자는 세력도 없다. 그럼에도 순전히 국내의 정치적 이유로 남북관계는 심각히 굴절된다. 왜냐하면 서로의 정치적 기반이 그 역사성에서 다르기 때문이었다. 이제 이 매듭을 풀지 않으면 우리는 한 발자욱도 나아갈 수 없다. 대한민국의 군대가 동북아의 평화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지 60만 군대 각 사람에게 교육되어져야 하고 그 자부심으로 전선에 서 있어야 한다. 남북통일 후에도 우리는 100만 군대가 필요하리라 본다. 그때야말로 진정한 균형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국회가 나서서 이 自中之亂의 근원을 해소해야 한다. 성실하고 솔직하게 내어 놓고 국민적 합의를 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과 협상을 하든 합의를 해야 한다. 한쪽에서는 남북축제를 하고 한쪽에서는 냉소적으로 ‘적화통일’의 음습한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이 사실 아닌가? 그러나 누가 정권을 잡든 남북 관계를 긴장으로만 가져갈 수 없는데도 자신이 방북하면 통일 특사고 남이 하면 불순한 거래가 되어 버리는 현실을 끊어야 한다. 통수권자는 잘못된 안보관을 가지고 있더라도 군부여 그대들만은 똑바로 서야 한다는 조선일보의 사설을 읽어보면서 自中之亂의 백미를 보았다. 군대는 또한 대한민국 공교육의 마지막 단계다. 대한민국 군인이면 누구나 군대엘 간다. 학교와 군대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이 된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2년을 그곳에서 보낸다. 전선을 지키며 대한민국 국민의 정체성을 획득한다. 배고픔과 훈련의 고통을 통해 사회생활의 인내를 배우는 효과는 이제 소극적인 교육에 불과하다. 그들의 군복무 2년을 우리는 또다른 교육으로 사고하고 변화된 안보관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함양하게 해야 한다. 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일어난 것이다. ‘김일병’ 개인의 문제로만 돌리기에는 너무 허술하다. 일반 사병과 부사관 그리고 장교가 서로의 위치에서 전우애와 부하 사랑으로 그 위엄과 군령이 서야 한다. 이미 우리 신세대 장병들은 그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입대를 한다. 이들은 잘 훈련시켜 최고의 군대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할일이다. 졸병의 마음을 알아야 장군이다. 그리고 통수권에 절대복종 하는 것이 군이다. 군이 통수권과 국민의 의사에 반하여 독자적으로 사고하고 움직이는 불행을 우리는 지난 시절 얼마나 절감했는가? 자중지란 그것은 亂中에 亂이다. 우리가 자중지란에 빠지면 전방초소에도 자중지란에 빠진다. 전방초병이 백성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백성이 초병을 걱정해서는 안된다. 이제 솔직하고 성실하게 합의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아들들을 더 이상 죽이지 않는 일이다. 변화된 국내외 정세에 맞게 솔직하고 성실하게 사회적 합의를 해야 망국의 자중지란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연천 초병의 주검들의 영혼을 헛되이 않은 우리의 마음가짐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한다. 꽃다운 청년들의 주검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이렇게 무겁고도 크다.. 다시 한 번 삼가 명복을 빈다. 2005, 6. 20 한탄강강에서 이 철 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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