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크랩

임진강, 북한강 그리고 한탄강은 두개의 나라를 흐른다

한성제피로스 2005. 8. 9. 23:43
임진강, 북한강 그리고 한탄강은 두 개의 나라를 흐른다. | 철우와 한탄강 2005/06/09 14:54
http://blog.naver.com/qksdnjftks/80013809379

유럽에서 강네트워크가 활발히 활동하게 된 동기는 유럽국가들의 특성상 강들이 여러나라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다뉴브가 그렇고 라인강이 그렇다.


상류에 위치한 나라는 하류에 위치한 나라에 대한 고려없이 강을 왜곡할 수 없기 때문에 각 나라는 국경선과는 관계없이 강을 통하여 일정한 이해관계를 공유할 밖에 없게 된다.

동남아에도 메콩강은 7개국을 거쳐 태평양으로 들어간다. 양자강이나 황하는 세계 10大 하천에 들지만 중국 한나라를 흐르기도 한다. 남미대륙의 아마존, 아프리카의 나일 등 대형 하천들은 모두 다 다국적 하천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미국 같은 경우도 거의 미국내에서 발원하여 대서양, 태평양으로 흐르지만 연방제 국가의 특성상 각 주정부가 강에 대하여 공동의 이해를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취지에서 미국에도 강네트워크는 활발한 활동을 한다. 다국적 강을 가질 수 없는 나라는 일본과 영국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렇게 섬나라를 제외하고는 많은 국가들이 강과 바다를 공유하며 살 수 밖에 없다. 모든 강은 결국 바다로 흐르게 되어 있고 바다는 하나다.


유고 내전 당시 다뉴브강의 오염이 불가리아를 거쳐 흑해로 들어가는 다뉴브강의 특성상 심각한 국제적 환경문제화 되었던 적이 있다. 과거와는 달리 전쟁은 최악의 환경 재앙을 수반한다. 각종 화약과 강에 연해있는 화학 공장의 파괴, 심지어는 유고 내전에서 사용되었던 우라늄탄 논란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그러면 한국의 강들은 어떤가? 중국과 공유하는 강이 압록강과 두만강이다. 이 강은 국경선을 대신하기도 하는 운명적인 강이기도 하다. 그러나 압록강과 두만강 이외에 두 개의 국제하천이 더 있다. 바로 임진과 한강이다. 더 엄밀히 말해서 임진강과 한탄강과 북한강이다.


남과 북은 이제 두 개의 독립적 국가다. 최소한 국제법상으로 그렇다. 유엔의 정식 회원국이며 각자 독자적인 헌법이 있다. 그러나 정서적으로는 한 민족이요 한 나라이다. 특히 이념적 적대성이 강한 사람일수록 그렇다. 반공민주 정신에 투철한 사람은 북한을 점령하여 하나의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공산주의 사상에 투철한 사람도 남한을 적화하여 통일국가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심리적으로도 남북한은 아직 완전한 국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들은 그 정도는 다르지만 남북에 사는 7천만이 가지고 있는 사고의 편린들이다. 그러나 남북은 엄연히 두 나라이다. 물론 국가보안법에는 북한이 반국가단체이지만, 여기서는 국제법을 전제로 생각해보자. 남북이 유엔의 회원국이며 국제법상 엄연한 독립국이라는 이성적 사고가 없이 그저 감성적으로만 대하는 우리의 통일관이 남북을 가로질러 흐르는 임진강, 한탄강, 북한강을 대하는 자세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난다.


평화의 댐과 북한강을 예로 들어보자. 북한강은 국제하천이다. 국제하천은 공유하고 있는 국가와 그 이용을 협의해야 한다. 아무런 협의없이 북한이 북한강 상류의 물길을 동해로 수로를 변경하여 남쪽으로 흐르지 못하게 한다면 이는 명백하게 위법이다. 상류의 국가는 하류의 국가에 피해주지 않는 범위에서 강을 사용하고 관리해야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당사국의 협의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96년 북한에 댐 공사의 징후가 있었을 때 우리의 대응은 어떠했는가?

“북에는 금강산댐이 공사중이고 이는 남침을 위한 댐으로 水攻을 감행할 경우 63빌딩의 반이 잠긴다”는 황당한 언론 보도를 연일 보며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줄을 서서 ‘평화의 댐을’ 세우자고 아우성을 친 적이 있다. 하류 쪽 국가의 이해와는 아랑곳없이 유역변경식 발전을 위한 댐을 세운 북한의 몰지각함과 평화의 댐을 위한 성금행렬에서 우리의 자화상을 그려보였다.


15년이 지난 오늘 ‘평화의 댐’은 2단계 공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어쩌면 평화의 댐 높이와 남북간의 불신은 비례할 지도 모른다. 경의선 철도가 이어지고 남북의 응원단이 오고가는데 스스로 이어진 하천은 오히려 자연스럽게 흐르지 못하게 하는가?

이제 금강산댐이 水攻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력난으로 허덕이는 북한이 남쪽으로 흘러야 할 수자원을 동해로 변경하는 유역변경식 발전을 위한 댐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단지 금강산댐이 붕괴될 경우 이를 대비하여 평화의 댐을 보강하자는 논리에서 평화의 댐 증축이 이뤄지는 것이다. 북한은 자국에 있는 하천을 맘대로 변경하고 사용하는 것을 무슨 자주권의 발동이라고 착각하면 안된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남한 또한 이를 水攻을 위한 남침용이라고 엉뚱한 발상을 하여 댐의 목적이 평화라는 세계 유일의 희한한 댐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국제적인 시각으로 보면 남과 북 모두 희극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한 마디로 웃기는 민족이 되는 것이다. 이제 남북 공유하천 이용과 보존에 대한 논의 table이 상시적으로 있어야 한다. 이것은 그 어떤 남북관계보다 중요한 일이요. 실질적인 공동기구의 설치가 절실한 시점이다.

금강산 댐 문제를 협의하자고 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결렬되고 평화의 댐 2단계 공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금강산댐의 안전성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북은 북대로 자국의 필요에 의해 하천을 왜곡하고 남은 남대로 흉칙한 평화의 댐으로 왜곡하면 남는 것은 무엇일까? 남북의 이념적 적대와 감성적 불신과 증오는 자신들의 삶터인 국토를 유린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가?


임진강으로 가보자. 임진강 유역 면적의 63%가 북한 지역이다. 수량은 유역 면적에 절대적 영향을 받는다. 임진강의 치수를 위해서는 북한과의 협상이 필수적인 과제다.

국토의 한가운데를 흐르는 임진강! 더이상 북한강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 그 임진강의 지류인 한탄강도 국제하천이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국제 하천 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창랑정 앞으로 평강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이 남쪽의 한탄강으로 어김없이 흐르고 있다. 강물의 흐름은 변함이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남북의 하천 즉 국제하천인 임진강, 한탄강, 북한강을 좀 더 이성적으로 대할 필요가 있다. 하루 속히 남북 공유 하천 이용과 보전에 관한 기구를 설치하고 우리 민족의 귀중한 재산인 임진강, 한탄강, 북한강을 이용하고 보전해야 할 것이다.


댐이 능사가 아니다. 강물은 결코 막을 수 없다. 지나치게 감정적인 사람들은 무언가 그 뒤에 욕심을 감추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적대감! 얼마나 추한 욕심인가?

'나의 스크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안  (0) 2005.08.09
새로운시작  (0) 2005.08.09
이제는 자중지란의 어리석음을 버려야할때  (0) 2005.08.09
DMZ의소원  (0) 2005.08.09
불타는 낙산사를 바라보며..철우생각  (0) 2005.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