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변

기나긴 잠행에서 깨어나 아이들과의 등산

한성제피로스 2010. 5. 12. 22:36

아~~ 한숨 쉬듯 오랜 시간을돌아서 오랜만에 글을 올린다.

웬지 글을 쓴다는 것에 게으름을 피우게 되니..그것이 한도 끝도 없는것 같아서리...

 

2010년 4월25일

 봄의 햇살을 받으며 기지개를 켜듯 오랜만에(?) 아니....처음으로 가족들과

오붓하게 수락산을 올랐다.

등산을 가자고 하니, 의외로 좋다고 하며 따라 나섰던 아이들을 보며, 나에게는 이제서야! 이나이에 애들과 같이 등산을할수 있다니 하는 마음과, 아니 벌써 저놈들이 이렇게 커서 이 아빠랑 같이 등산을 할수 있다니 하는 마음이 서로 교차하며 묘한 가슴벅참이 밀려왔다

 

 

산을 오른지 20여분 되지 않아 큰놈은 더이상 못가겠다며 할머니와 계곡에서 자리를 펴고 기다린다고 하기에 떼어 놓고서 아내와 둘째놈과는 정상을 향하여 발길을 옮겼다.

 

둘째는 그래도 남자라고 씩씩하게 발길을 정상을 향하여 내딛는 뒷모습이 대견하게 까지 느껴졌다

 

 

 

정상을 200여 m 남기고 바위정산을 바라보니 이제 초등학교 1학년짜리 아이에게는 무리일것 같아 조심스레 "너 저렇게 위험한데 아빠랑 오를수 있겠어?" 하고 물었더니, 의기충천 되었던 아들놈은 "응! 올라갈꺼야!" 하고 당당하게 말하는것이 아닌가!

 

참..거...놀랍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여 망설이는데, 옆에 있던 다른 등산객들이 위험하다고 오르지 말라는것이 아닌가! 그래서 아들놈에게 "그래 너에게는 아직 위험한것 같으니 우리 다음에 또 와서 오르자!" 했더니, 굳이 올라 가겠다며 앞서는 것이다!

 

 

 

그리하여 아들놈을 뒤에서 떠 받치며 올라 갔다

 

앞만보며 정말이지 씩씩하게 올라가는 아들놈을 뒤에서 보니, 뭔가 가슴 저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듯 뭉클해짐이 ....거...참!

 

그러나 정상을 100여m 를 남기고  바위 중턱에서 잠간쉬며 중간 정상에서의 기쁨을 누리고자 했던 나의 마음과는 달리 아들놈은 자신이 오른 높이 만큼의 기쁨과 두려움이 같이 엄습해 왔음을..................표정에서 ㅋㅋㅋㅋ

 

 

이러한 기쁨에서.......두려움으로 바뀌게 되었다

 

 

 

할수없이 정상을 눈앞에 두고서 하산을 하는데, 아들놈은 몰려오는 고소공포증의 두려움으로 급기야 울먹이게 되었고, 그런 아들을 나는 가슴에 안고서 내려 와야만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내려오는 길에 아들놈은 자신이 이세상에 태어나 최고 높은곳에 스스로 걸어올라 세상을 아래로 쳐다보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벅찬 감동을 느끼는듯..흥분된 어조로 말하는 것이었다  

 

"아빠 내가 올라간곳이 얼마 만큼 높아?" "아빠 ....???????" 조잘 조잘 조잘~~~

 

그리고 하산길 계곡에서 먹었던 맛있는 식사

 

 

그리고 계곡 물놀이

 

 

언제나 항상 나에게 있어 힘의 원천인 내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

 

 

 "연규야! 다음에도 아빠랑 등산 같이 가자?" "음.....또?! 허걱!"